앞선 글에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공통된 부분과 차이점 및 어떤 부품들이 다르게 적용되는지 간략하게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면 이번 글에서는 이 달라진 부품들로 인해서 자동차 산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엔진 및 변속기 관련 부품들이 전부 없어지고 배터리와 모터 그리고 전력 변환장치가 들어가게 됩니다. 연료를 산소와 혼합하여 폭발시킨 힘을 회전력으로 바꾸는 장치인 엔진과 그 엔진의 힘을 효율적으로 자동차 바퀴로 전달해 주는 변속기는 장치가 복잡한 만큼 관련 부품도 엄청 많습니다.

한국 수출입은행에서 발표한 자료를 가지고 하나씩 보겠습니다. 자료에서 보시면 이 엔진 관련 부품만 내연기관에서는 6900개가 들어가는데 전기차에서는 다 빠집니다. 그다음 변속기를 포함한 구동계랑 전달계가 전기차에서는 감속기라든가 샤프트 조인트 이런 것들만 들어가면 되니깐 변속기가 빠진 것만큼 부품 개수가 줄어듭니다.
차체 부품이랑 새시 같은 것들은 파워트레인과 관계가 없으니 변화가 없습니다. 그다음 전 작품이 3000개에서 900으로 줄어들었다고 되어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어떻게 조사가 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엔진부품에도 전 장품들이 많이 들어가지만,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자율주행과 같은 ADAS 시스템, 그다음 클러스터 AVN 이런 기술들이 더 추가로 들어오기 때문에, 전장 관련 부품이 과연 저 정도로 줄어들까에 대한 의문점은 있습니다. 오히려 전기차에서는 따지고 보면 관련된 전 장품들이 더 늘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인버터가 하나의 큰 부품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인버터를 까 보면 안에 제어시스템, 파워모듈, 히트싱크도, 통신 관련 부품 등 이런 식으로 부품이 굉장히 많습니다. 제어시스템 안에서도 들어가 보면 IC라든가 전력반도체 등 세세한 부품들이 아주 많죠. 아마 엔진 부품 개수 산정한 것도 안에 적용되는 베어링 단위까지 수를 세었을 것 같은데 전장품 관련한 전기차 부품도 그렇게 세어보면 훨씬 많아질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엔진 변속기 관련 부품들이 없어지거나 줄어들면서 파워트레인 부품들을 만들던 업체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하이브리드화 및 전기차 부품 개발을 위하여 활동을 엄청나게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된 모습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변환 과정에서 자동차 부품의 개수가 줄어든다고 봤었는데, 이제 그 부품의 개수가 줄어듦으로써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크게 2가지 정도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아무래도 복잡한 엔진 변속기가 없어지면서 소립자의 입장에서는 조립이 쉬워지고 *맨아워*가 줄어듭니다. 내연기관차의 엔진 변속기는 구조도 복잡하기 때문에 조립 자체도 난도가 있고, 또한 부품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전기차는 조립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제조회사 입장에서는 조립하는 인력을 줄이고 싶어 하겠죠? 하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일감이 줄어들고 일하는 시간을 자꾸 줄어드니깐 결국은 월급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맨 아워 축소에 따른 사 측과 노 측의 갈등 발생이 가능합니다. 특히나 지금 상황은 전기차로의 전환이 너무 급속하게 변환되는 상황이라 사 측과 노 측, 서로의 이견이 굉장히 강하게 빠르게 부딪히고 있습니다. 예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아이오닉 5 생산을 하는데 노 측과 사 측의 의견 차이로 노 측에서 생산라인을 막는 바람에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인터넷 기사도 생각이 납니다.
두 번째는 부품이 줄어들면서 부품을 모듈화 하기 쉬워집니다. 전기차에서는 부품들의 개수가 줄어든다는 것을 다른 식으로 생각해 보면 1개의 부품이 여러 개의 기능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충전장치면 충전장치 어셈블리를 하나 만들어서 그 안에 충전 기능을 넣고, 모터를 구동하고 싶으면 모터 어셈블리를 만들어서 그 기능을 넣고 이런 식으로 모듈화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의 엔진의 경우에는 연료에 따라서 가솔린, 디젤 LPI로 나눠지고, 배기량에 따라서 1.0/1.4/1.5/1.6/2.0/2.4/3.0 등등에 따라서도 나눠지고, 거기다가 터보차저까지 적용되면 사양이 X2배가 되겠죠? 각각의 사양에 대해서 다 다른 엔진이 고 모두 신규 개발이 필요한 사양들입니다. 변속기는 상황이 어떠냐 하면, 변속기도 FF 사양이냐, FR 사양이냐에 따라서 굉장히 조합이 많고 그거에 따라서 신규로 개발해야 합니다.
그런데 배터리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배터리의 용량을 정할 때는 배터리의 가장 낮은 단위가 셀입니다. 배터리 제조사는 이 셀을 모아서 모듈을 만들고, 모듈을 모아서 배터리팩을 만들어서 납품을 자동차 회사에 납품합니다. 그렇다면 배터리도 사양이 용량에 따라서 다양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배터리는 이 셀을 모아서 만드는 모듈을 표준화해서 모듈을 붙이기만 하면 용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거리 차를 만들고 싶으면 모듈을 늘리면 되고, 단거리 차를 만들고 싶으면 모듈을 조금만 붙이면 됩니다. 따라서 한 개의 모듈로 여러 크기의 차종에 공용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KW에 따라 여러 개를 만들어서 조합만 하면 되죠. 예를 들어 모터 용량을 100/200/300kw 별로 만들고, 차량에 적용할 때는 후륜 100kw 전륜 100kw 이런 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좀 더 출력이 좋은 차량을 만들고 싶으면 100+200, 200+300 혹은 300+300도 할 수 있음. 이런 식으로 모터를 3개만(3개는 예시입니다) 만들면 그것을 조합함에 따라 얼마든지 쉽게 조합할 수 있습니다.
구조가 간단하니 AS도 쉬워질 수 있겠네요. 부품이 모듈화하기 때문에 부품 교체가 수월합니다. 배터리에 문제가 생겼으면 배터리팩 전체를 바꾸는 게 아니라 문제가 있는 모듈만 교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전기차에서는 배터리가 차량 가격에서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배터리에 문제가 생겼다고 배터리 팩 전체를 교환하게 되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해일 수밖에 없거든요.
다만 반전은 엔진 변속기 부품이 빠지면서 자동차 부품 수가 줄어들긴 하나 배터리로 인한 자동차의 중량과 가격이 오히려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코나 가솔린 사양은 1335~1370kg의 공차중량인 반면, 코나 전기차는 공차중량이 1685kg입니다. 전기차 가격도 보조금이 있어서 그렇지 원래 제조사가 내놓는 가격은 엄청 비싸죠? 그게 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같은 소재들이 비싸서 그렇습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자동차에는 반도체도 엄청 많이 들어갑니다. 전기차에는 더 많이 들어가겠죠?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비대면 산업이 덩치가 엄청 커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아주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컴퓨터 및 모바일 등 전자부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들 위주로 생산하려고 하지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동차용 반도체는 일반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와는 달리, 수명이 길어야 하고, 차량의 가혹한 환경조건 특히 온도 및 진동의 변화에 강건해야 하므로 일반 반도체보다 제작 난이도가 쉽지 않은 편입니다.
그 반면에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다품종 소량생산을 할 수밖에 없는데, 반도체 회사 입장에서는 소품종 다량생산을 해야 돈이 되겠죠? 그래서 자동차용 반도체는 주기도 느리고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회사 입장에서는 매력이 없는 아이템입니다. 그래서 반도체 제조사들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특수를 차량용 반도체 라인을 줄여서 대응하는 바람에 최근의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나오고 차량 구매 시 대기기간이 엄청 길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상 전기차로의 전환에 따른 산업 변화를 좀 알아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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