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고용시장지표 발표에서 실업률이 아직도 낮고 고용률이 탄탄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로 인해서 최근 주식시장도 조정을 받으면서 주춤했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 고용지표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이유는 결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고용시장의 충격(실업률이 낮은 것)은 추가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높이고, 이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현재 시장의 관심사는 경기침체가 오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경기침체가 어느 정도 수준일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습니다. 즉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수준인 연착륙할 것이냐, 아니면 경착륙으로 할 것이냐에 대한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신한증권 이선엽 부장의 삼 프로 인터뷰 "호황과 불황이 공존하는 미국의 고용상황"을 참조해서 작성해보았습니다.
이번 글의 요약본
- 이번에 발표된 고용지표를 상세히 분석해 봤을 때, 현재 기업들은 고용상황을 경기부진에 대비한 포지션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 이번 고용지표 때문에 연준의 생각이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다만 12월에 매파적 분위기를 던진 것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블러핑일 가능성이 높다.
- 미국 고용시장의 구조를 봤을 때, 만성적으로 사람이 부족하며, 따라서 실업률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원했던 만큼 실업률이 올라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따라서 경기침체가 경착륙이 될 가능성은 낮으나, 베이비부머들의 고용시장 은퇴가 임금 상승을 부추겨 연준에서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거나 우리가 원했던 만큼의 금리인하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11월 고용시장에 대한 분석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에 발표된 고용지표를 잘 살펴봤을 때 경착륙 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이번에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를 잘 살펴보면 경기 부진에 대비한 포지션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12월에 연준이 매파적 분위기를 살짝 던지긴 했는데, 그것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블러핑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란 무엇일까요? 경기침체는 영어로는 recession, R이라고 하는데요, R에 대한 정의는 딱히 없다고 합니다. 전문가들도 경기침체에 대해서 시간이 흐르고 나서 과거에 일을 가지고 "이때가 경기침체였다"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 경기침체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유일하게 설득력 있게 설명이 가능한 자료는 실업률입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실업률이 오를 때 경기침체가 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업률, 즉 고용지표를 가지고 앞으로 경기침체가 어떤 방식으로 올 것인지에 대해서 유추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표는 11월의 미국 고용시장 지표입니다.
비농업 고용 증가 | 시간당 임금상승률 | 실업률 | 노동시장참여율 | |
10월 | 28만4000 | 0.5 | 3.7 | 62.2 |
11월 | 26만3000(20만) | 0.6(0.3) | 3.7(3.7) | 62.1(62.3) |
11월 고용증가가 예상치 20만 대비해서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시간당 임금상승률도 예상치보다 높게 나온 것에 대비하여, 노동시장 참여율은 예상치보다 낮아졌는데, 이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취업시장에는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임금을 더 주고서라도 고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임금상승률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JP 모건의 다이먼 CEO는 현재 소비자들이 1조 5천억 달러의 저축을 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내년 중반쯤에는 이 저축액이 바닥이 날 것이고,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또한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노동자 급여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며 우울한 전망을 발표했습니다.
따라서 위의 표를 봤을 때 시장에서는 고용시장이 너무 좋기 때문에, 경기침체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졌고, 최근 주식시장도 많이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고용지표를 하나씩 하나씩 뜯어보면 연준에서 강하게 긴축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미국 고용지표(실업률)의 상세 분석
아래의 왼쪽 표를 보면 미국 소비자 물가와 근원 물가의 추이를 봤을 때, 근원물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른쪽 표를 보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른쪽 표의 빨간색은 주거비인데 주거비는 분명 상승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그래프들은 임대료와 같은 주거비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데, 이 지표들이 이미 꺾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년쯤 되면 주거비는 꺾일 것으로 보이고, 주거비 때문에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 이제 미국의 고용시장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위의 표에서와 같이 11월 미국 고용지표는 아주 좋게 나왔지만, 실제 미국 내 구인공고를 보면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뉴스에서도 미국의 빅 테크 기업들이 아주 많은 사람들을 해고했다는 기사도 접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위의 그림에서와 같이 미국 내 주요 업종별 구인공고가 급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빅 테크 기업은 사람을 해고하고 고용시장은 얼어붙고 있는데 11월 고용지표는 좋은 것처럼 보였을까요? 아래 그래프를 보면서 유추해 보겠습니다.

왼쪽 그래프에서 녹색은 기업에게 고용상황을 물어본 것이고, 파란색은 개인들에게 고용상황을 물어본 것입니다. 빨간색 네모 박스 안에서 가장 끝에 차트를 보시면, 기업은 26만 명이 취업했다고 하는데 개인들은 13만 명이 해고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온도차가 날까요? 보통 시장의 특성상 경기침체가 오게 되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부터 어려워지고 그다음에 대기업으로 전파됩니다. 그런데 저 그래프의 설문은 대기업에게 물어본 것이기 때문에 취업상황이 좋은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개인들은 취업시장에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일자리 구성에 대한 그래프입니다. 보시면 정규직(풀타임)은 일자리가 줄었고, 파트타임과 투잡 쓰리잡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고용지표상 늘어난 것처럼 보인 것은 정규직은 다 잘리고 파트타임을 포함한 투잡, 쓰리잡이 늘었기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미 고용시장은 경기부진에 대한 일자리 구성으로 이미 변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다음 지표를 보겠습니다. 아래의 표는 미국의 업종별로 코로나 이전 추세 대비(점선) 현 취업 수준에 대해서 표현해놓은 그래프입니다. 여가, 숙박, 외식분야는 코로나 이전 추세 대비(점선) 아직 취업자가 회복을 못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운송과 교육분야는 취업자가 추세선을 회복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실제로 레저와 병원, 헬스케어 쪽 분야가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래의 빨간색 박스를 보시면 소매 판매점과 운송, 창고 분야는 일자리가 축소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필요로 하는 취업자 수 대비 고용인원이 이미 충분했기 때문에 해고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취업자를 많이 필요로 할수록, 취업할 사람이 많이 없을수록 임금이 높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나, 아래의 그래프를 보시면 도매판매, 소매판매, 운수창고 분야가 분명 일자리가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당 임금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해고 후에 퇴직금을 준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결국 고용지표상에서 시간당 임금이 상승한 것처럼 보인 것도, 해고가 많이 된 분야에서 퇴직금을 일시적으로 준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 지표를 가지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높기 때문에 물가가 더 오를 것이고, 연준에서 더 강하게 긴축을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연준이 매파로 다시 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다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사전에 차단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 금리는 더 올릴 수 있다고 발언을 슬쩍 흘려보내는 전략을 사용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 고용지표가 좋아서 금리를 더 올리는 것은 아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업률에 대해서 하나 더 살펴보겠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1980년 이후부터 일자리(빨간색)와 구 인자(파란색)의 수를 그래프로 나타낸 표입니다. 표에서 보시다시피 역사적으로 항상 구인자수가 많았으나,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구인자수가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줄어든 구인자수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이러한 현상은 고착화될 개연성이 있습니다. 연준에서 이러한 부분을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사람이 부족해졌을까요?
미국의 취업자 부족 현상의 이유(실업률 감소 이유)
첫 번째 이유는 미국의 인구가 이민자는 줄어들고, 사망자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민자가 줄어든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 때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멕시코와의 국경선에 장벽을 쌓는 등과 같은 이유가 있을 것이고, 사망자가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것으로 생각이 드니다.
두 번째 이유가 중요한데요, 바로 베이비부머의 공식적인 은퇴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가 풀리면 사람들이 다시 고용시장으로 돌아와 일을 할 줄 알았는데, 고령의 노동자들이 대부분 스스로 은퇴 선언을 하면서 일자리도 있는데 고용시장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코로나 이후에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고용시장에 돌아오지 않으면서, 인력공급의 위축이 임금 상승을 자극하여 결과적으로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것을 부 머플 레이션이라고도 합니다. 현재 미국의 부족한 노동력이 350만 명이라고 하는데 이 베이비 부머들이 은퇴함으로써 차지하는 비율이 200만 명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러한 고용상황이 미 연준의 정책방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은퇴자들이 대량 발생하면서 사람이 더욱 부족해지고, 실업률이 연준이 생각한 것만큼 올라갈 가능성이 극히 낮아지게 되면, 결국 잘릴 사람이 없게 되므로, 실업률이 올라가지 않게 되고 경착륙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부머플레이션과 같은 우려 때문에 금리 인하의 속도가 생각보다 늦어질 수도 있고, 예를 들어 연준의 금리인하 최종 목표가 2%대인데, 이렇게 낮은 금리가 아니라 3% 대의 금리로 금리인하가 끝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좋은 점만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경제 및 개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잘 판단해서 전략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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