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되긴 했지만 영국발 감세 정책에 대해서 좀 다뤄보겠습니다. 최근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했다가 사퇴하면서 영국 역사상 최단기간에 총리를 사퇴하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면 이 새로운 총리가 경제정책을 좀 반대방향으로 펼치려고 했습니다. 지금 미국을 필두로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우리나라도 금리를 급히 따라서 올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서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자금이 다 미국으로 쏠리게 되면서 환율이 급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국의 새로운 총리는 이 경제정책을 종합적으로는 감세정책 위주로 펼쳤습니다. 그렇게 되다 보니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심한 정세에서 인플레이션 해소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심해지면서 논란을 일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경제라는 놈은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비유를 하죠? 이게 이렇게 되면 저렇게 되고, 저렇게 되면 그렇게 된다라는 공식에 대입해서 나오는 결과물이 아니라는 겁니다. 사람의 심리가 반영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석하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영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보면 미국보다 더 심한 상황입니다. 최근 10월에 발표된 9월 영국 소비자 물가지수를 보면 10.1%였습니다. 어마어마한 숫자죠.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잡힐 생각을 하고 있질 않습니다.

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경제학적으로 2가지가 있는데 간단합니다.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면 되는데, 첫 번째는 수요를 억제하는 방법이 있고, 두 번째는 공급을 늘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당연히 공급을 늘리면 가격이 떨어지는 거고, 수요를 억제하면 공급 입장에서 마진을 떨어뜨리는 효과로 가격을 잡던가 수요 자체가 줄어들어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가 있는 거죠
그중에서 최근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행위는 대부분 의도가 소비자단에서 수요를 억제함으로써, 물가를 잡겠다는 겁니다. 반면 사퇴한 총리의 정책은 공급을 늘림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좀 잡겠다는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세금 감면을 통해서 기업들이 시설투자를 하고, 고용도 늘리고 하는 적극적인 기업활동을 하기 해서 공급을 늘리려는 목적이었을 겁니다. 결국 공급은 기업이 하니깐, 공급을 늘리려면 기업활동을 장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적으로 봤을 때 딱히 문제가 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상황에서 이게 시기적절한 정책이냐 하는 그런 시선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수의견으로요. 왜냐하면 미국에서 테이퍼링, 양적 축소를 통한 대차대조표 축소,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데 나 홀로 반대 정책을 펼친다? 핵심은 과연 이게 영국에서 가능하냐 이겁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하는 배경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그렇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봉쇄도 그렇고요. 이러한 요인들과 지금껏 풀어놓은 돈으로 인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는데 영국이 감세정책과 같은 독자노선을 펼친다고 기업들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인플레이션을 과연 잡을 수 있겠냐 하는 의심이 든 겁니다.
게다가 만약에 영국의 감세정책이 실패를 하면 분명 국채 발행을 통해서 적자를 메꿀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지금 시기에서 과연 누가 그 국채를 살 수 있을까요? 일본의 경우에는 일명 "잃어버린 20년" 기간 동안 국채 발행을 어마어마하게 했는데, 나이 많은 자국민들이 그 국채를 매수해왔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그럴만한 주체가 없어 보입니다.
하나 더 생각해 봅시다. 지금 미국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임상을 단행하면서 달러지수도 아주 높은 강달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실패 시 국채 발행을 하게 되면 재정정책을 추가로 쓰는 게 한계가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국가부채는 증가할 것이고, 결국 영국 파운드화 가치의 폭락이 이어질 것은 아주 불 보듯 뻔합니다.
말이 조금 길었는데 마지막으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경제 상황이 좋을 때는 Good is good, bad is good이지만 반대의 상황에서는 Good is bad, bad is bad입니다. 결국 이번 영국발 금융위기의 핵심은, 경제정책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영국의 정책을 아주 나쁘게 해석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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