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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가 대두되는 원인과 배경 - 자유무역시대의 종말

by 세하빠더 2022.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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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화두는 디지털 경제의 발달과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었습니다. 특히 기후변화는 재생에너지와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각국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정책, 탄소중립 정책으로 이어졌고, 각 기업들은 이에 발맞추어 ESG경영을 하면서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난 부분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일 것입니다. 이 전기차 즉, 친환경 차로의 관심은 폭발적인 투자로 이어졌고,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기업은 바로 테슬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결국 친환경차가 각광을 받으면서 100년의 역사를 가진 내연기관이 저물고 전기차의 시대가 열린 것이죠.

그렇다면 2022년이 마무리되어 가는 현시점에서 돌이 켜봤을 때 가장 크게 이슈 되었던 것을 뽑으라고 하면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그리고 자유무역주의 시대의 종말일 것입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2021년까지 양적완화라는 이름의 돈 풀기를 해왔고, 그것을 중국이 값싼 노동력으로 뒷받침하면서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통해서 전 세계의 경제가 성장해 왔습니다. 바로 자유무역 시대에서 비교우위를 통한 가장 효율적인 상태에서 모든 나라들이 경제 성장을 해왔던 겁니다. 하지만 이 논리가 이제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시대가 오게 되었습니다.

자유무역시대의 종말과 식량위기

그렇다면 왜 자유무역 시대가 끝나게 되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지난 2020년 3월에 발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으로 전 세계의 생산활동이 일시적으로 멈추게 됩니다. 미국과 같은 나라는 그나마 봉쇄를 빨리 풀고 경제활동을 시작했지만, 중국과 같은 나라는 아직도 제로 코로나를 외치며 코로나 발생하게 되면 그 지역을 봉쇄시켜 버립니다. 이렇게 되면서 각국에서 물자가 부족해지는 현상을 겪게 됩니다.

두 번째는 2022년 2월에 발발한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의 불안정과 곡물 부족 현상으로 인플레이션의 문제가 점점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특히 러시아는 유럽에 천연가스를 파이프를 통해서 공급을 하고 있었는데 러시아가 이 천연가스 공급을 잠가 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서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물가가 뛰기 시작하고, 앞서 말씀드린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자국의 물건을 다른 나라에 안 팔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수요가 많던가, 공급이 부족해서 가격이 오르는 것인데, 다른 나라에 수출하게 되면 자국 내에서는 더 물건이 부족해지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비교우위론으로 각 나라에서 특화 물품을 만들어 교역을 하던 것에서, 이제부터는 각 나라에서 이것저것 다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전체 비용이 올라가면서 물가가 더 올라가게 되겠지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물가가 오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고, 돈 좀 더 아껴 쓰면 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문제는 필수재입니다. 필수재란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들인데요, 대표적으로 에너지, 옷, 쌀, 밀 등과 같이 없으면 우리가 죽는 것들입니다. 이 필수재의 특징은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거에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파란색이 일반적인 물건들의 가격 특성입니다. 가격이 올라가면 그에 따라서 수요가 감소하죠. 하지만 빨간색 그래프로 표시된 필수재를 보시면, 가격이 오르더라도 수요가 크게 꺾이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공급이 10% 줄었다고 가격이 10% 올라가는 게 아니라 50%, 100%가 올라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공급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사람들은 밥을 먹지 않고, 옷을 안 입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격과 수요 그래프에서 필수재의 특징(빨간색)


결국 자유무역시대가 끝나면서 세계 각 나라들이 자신들이 가진 자원을 무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기억나는 것은 인도네시아에서 식용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니깐 이 식용유 수출을 금지시켜버린 적이 있고요, 또 작년에는 요소수 대란이 있었죠. 올해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식료품과 비료 수출 제한을 26개국에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것들은 좀 부족해도 참으면 되기에 문제가 안될 수도 있는데, 식량만큼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것들처럼 식량 없다고 안 먹고살 순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자유무역시대가 끝나면 식량위기가 찾아 올 가능성이 아주 클 것 같습니다.

한국의 식량위기

이런 식으로 자유무역시대가 끝나면서 식량부족에 대하여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일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비교우위론의 최대 수혜국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팔아서 에너지와 식량을 수입해 왔습니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으로 에너지 수입 97%에 식량자급률 21%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 중 최하위라고 합니다. 1980년대에는 우리나라도 식량 자급률이 그래도 56% 정도는 되었는데 중공업 위주의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루다 보니 곡물 자급률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현시점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무엇일까요? 바로 에너지와 식량입니다. 특히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워낙 낮기 때문에 더더욱 다가올 식량문제를 해결해야만 합니다. 얼마 전 CES 2023년의 기조연설자 중 한 명으로 미국 농기계 회사 존디어(john deere)의 CEO가 선정되었습니다. CES의 기조연설자는 향후 미래의 중요한 IT 분야에 대해서 선정되기 때문에, 농업분야에서 선정되었다는 것은 전 세계가 향후 식량문제에 주목하며 IT기술이 바라보는 다음번 인류의 과제는 식량이라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IT 기술과 식량과 뭔 관계냐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농업 생산량 증가 속도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증가도 농업 생산량 증가 속도보다는 느리지만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생산량 증가 속도가 인구증가 속도 그래프 보다 위에 있으니 괜찮을 수 있지만, 아까 말했던 자유무역의 시대가 끝나고 비교우위론으로는 더 이상 교역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되면, 공급망이 끊기면서 생산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에 기술의 혁명이나 디지털 기술이 아주 발달하게 되어 생산량 증가가 다시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된다면 식량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미래 농업 기술 - 농업산업 전망

그렇다면 어떤 기술이 농업의 생산성 향상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까요? 농업이란 것은 현재까지는 옛날 방식과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바로 땅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햇빛을 쬐는 것이죠. 그런데 이제 이런 2D인 평면에 농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3D 방식으로 한다고 합니다. 바로 우리가 서있는 땅에서만 씨를 뿌리는 게 아니라 그것을 위로 올리는 것이죠. 이런 방식이 현실화된다면, 우리나라처럼 땅이 부족한 나라도 농업 생산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2022년 포춘지가 선정한 에어로 팜이라는 회사입니다. 에어로 팜뿐만이 아닙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와 월마트가 투자하고 소프트 뱅크의 비전 펀드도 참여한 플렌티(plenty unlimited)라는 회사도 수직농업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수직농업은 아직은 개발단계이기 때문에 현실화되지 않았는데, 좀 더 현실적인 회사를 찾아보면 아까 CES2023 기조연설을 한 존디어라는 브랜드의 모회사 디어 앤 컴퍼니라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AI를 농기계에 접목시켜 세계 점유율 32.9%로 1위의 농기계 회사입니다. 또 트랙터에서도 자율주행을 접목시키는 기술, 마치 게임하듯이 드론이 날아다니면서 병충해를 확인해 준다거나, 자동 잡초 제거 기계라고 해서 영상을 찍으면서 내가 키우는 작물이 아니면 전기 충격으로 잡초를 제거하는 기계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것을 통해서 농업 생산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가가 현 인류에게 당면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이 성공만 한다면, 동일 면적에서 몇 배나 되는 작물을 키울 수가 있고, 그렇게 되면 위치도 제한이 없기 때문에 훨씬 자유로워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것들 때문인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식품 관련주도 포트폴리오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에너지와 식품 섹터를 합치면 24% 수준의 포트폴리오가 구성되어 있는데요, 과연 그의 안목이 이번에도 맞아떨어질까요?

이번 글은 슈카 월드의 "에너지에 이은 식량 전쟁 시대" 편을 참조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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