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말
ESG란게 무엇이길래 갑자기 튀어나왔을까요? 세상의 모든 일에는 일어난 배경이 있고 맥락이란 게 있습니다. 바로 이 맥락을 읽는 것이 미래예측과 대응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제도들은 대부분 10년 또는 길게 보면 50년, 100년 이상의 배경이 있습니다. ESG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배경을 알게 되면 ESG란게 무엇인지 아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ESG가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ESG 가 어떻게 해서 등장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말하면 세계화(Globalization)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계화라는 것은 기업이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책임이 필요하다 라는 것이 공감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화라는 것은 기업과 자본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확대해 나가고, 그러는 과정에서 기업과 자본은 서로 협력과 대립을 하면서 그 활동을 해 나가고 있는데, 기업의 무분별한 활동이 자본이 추구하는 이윤추구에 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자본이 기업을 통제하고자 하는 것, 그게 현시점에서는 ESG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본이 기업을 통제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본의 속성은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이익을 좋아합니다. 결국 자본이 기업에 투자해서 얻는 이익은 기업에 투자를 하고, 그 기업이 벌어들이는 것 중에서 자기의 이익의 몫을 가져오는 메커니즘으로 이익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자본은 기업들이 무리한 영업활동을 해서 이익이 줄어드는 리스크가 생기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대략 1950년에 들어서면서 하워드 보웬이란 사람이 기업의 책임은 이윤추구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회의 목표와 가치면에서 바람직한 행동을 고려해야 장기적으로 기업에 이익이 돌아오게 된다며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 시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을까요? 조금 더 뒤로 돌아가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시점에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 주도로 세계 경제 시스템이 재편되었습니다. 이런 미국 주도의 경제 시스템의 핵심중의 하나는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금본위 제도였습니다. 그리고 이 금본위제가 유지되기 위한 핵심 전제조건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환율이 안정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환율이 안정되려면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바로 자국 통화가 국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머물러 있어야 환율이 비슷하게 유지 되게 쉽습니다. 그래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0년대 후반 1950년대 들어오면서 대략 1960년대까지 외환에 대한 통제를 매우 강화하면서 환율을 비슷하게 유지시켜 왔습니다. 그래서 해외송금과 같은 것들이 기업 입장에서는 아주 상상할 수 없는 체제였습니다.
그런데 1960년대 중반쯤 되니깐 미국 밖에서 유통되는 달러가 많아지기 시작했고, 미국이 그 많은 금을 다 실제로 갖고 있을까라는 의심이 점점 들게 됩니다. 그러다가 프랑스 드골 대통령이 미국에 금을 달라고 하면서, 다른 나라들도 미국들에게 달러를 금으로 너도나도 교환해달라고 하게 됩니다. 그렇게 미국의 달러 체제에 큰 타격을 받으면서, 1967년에는 영국의 외환부족 사태가 벌어지게 되면서 1972년에는 결국 미국이 금본위제를 포기하게 됩니다.
금본위제가 끝나면서 가장 핵심적으로 변화했던 것은 자본이 국경을 편하게 이동하는 게 가능해진 겁니다. 그전에는 상품만 수출과 수입을 통해서 이동을 했었고, 자본은 국경 밖으로 나가기 힘들었는데요, 이 시기부터 자본이 국경을 넘나드는 게 가능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1970년대 초반부터 해외투자, 해외주식발생, 외국기업 인수합병이 가능해졌습니다. 또 상품 같은 경우는 관세도 붙고, 농수산물 같은 경우는 유통기한과 같이 여러 가지 제한이 있는데, 자본의 경우에는 그런 제한사항이 없다 보니, 오히려 더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것이 본격화되는 시절에 1차 오일쇼크가 발생하게 됩니다. 1973년 1차 오일쇼크가 발생하면서 산유국들이 막대한 달러 자산을 획득하게 됩니다. 우리가 갑자기 돈이 많이 들어오면 안전한 은행에 맡기듯이 산유국들도 비슷했습니다. 산유국들은 런던이나 뉴욕, 도쿄 이런 나라의 은행들에게 달러 예금을 맡겼고, 이 은행들은 달러 예금으로 대출을 해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오일쇼크로 인해서 자기 나라에서는 경제 침체로 인해서 대출을 해줄 곳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영국, 미국, 일본의 은행들이 남미, 동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이런 나라들에게 대규모로 돈을 빌려주는 것들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돈(자본)들이 자유롭게 국경을 드나들면서, 기업들도 다른 나라에서 기업활동을 본격화하면서 그렇게 다국적 기업이라는 것이 생겨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다국적 기업들이 자신의 나라에서의 기업활동은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잘했는데, 다른 나라에서 가면 아주 공격적인 기업활동을 하면서 국가적인 분쟁이 발생시키게 됩니다. 그때부터 OECD에서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에게 법적으로 규제는 어렵지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규제를 하기 시작했으며, 이게 1970년대 만들어져서 업데이트가 되던 게 현재까지 이어져왔습니다. 이것이 지금의 ESG라고 불리게 된 것입니다.
ESG에 대한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일단 ESG가 발생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여기까지 설명하고 다음 편에서 좀 더 상세하게 1970년대 말 이후 상황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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