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아시다시피 세계지도를 놓고 보면 대부분의 국경이 삐뚤빼뚤 합니다. 그 이유는 국경의 기준이 되는 것들이 일반적으로 산이나, 강 또는 바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영어로는 physiographie board demacation(자연환경적 국경)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이 중동국가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직선국경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경이 직선으로 그어진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10~20%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연환경적으로 만들어진 국경이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직선국경의 경우에는 영어로는 geometric board demacation(기하학적 국경)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남한과 북한이 북위 38도 선을 기준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기하학적 국경을 갖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왜 이렇게 중동의 국가들의 국경을 이렇게 땅따먹기 하듯이 선으로 그어놨을까요? 이렇게 인위적인 국경을 긋게 되면 문제가 발생하게 되며, 현재 중동국가의 분쟁이 여기에서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중동국가들의 국경이 이렇게 나눠지게 된 배경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동국가의 국경이 직선이 된 이유
중동지역에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국경을 그었다면, 원래 여기는 누구 땅이었을까요? 바로 오스만 튀르크 제국, 즉 튀르키예(구 터키)의 땅이었습니다. 아래의 지도는 옛날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영토입니다. 북아프리카 해안지역과 현 유럽의 발칸반도 대부분(비엔나 직전까지)과 그리고 아라비아반도에서는 히자즈 지역과 핫싸(하사, 핫사) 지역까지 정복하며 그야말로 엄청난 제국이었습니다.

하지만 1차 대전 때까지 600년 이상 제국의 지위를 누리던 오스만 제국이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손을 잡고 영국-프랑스 연합군과 싸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 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과 프랑스가 오스만제국-독일 연합군을 누르고 이기게 됩니다.
그리고 오스만 제국은 전쟁의 후유증으로 멸망하기 시작하며, 이 광대한 오스만 제국이 분할이 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국가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대부분의 중동국가들이 생겨나게 되며, 영국과 프랑스에 의해서 직선국경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사이크스 - 피코 협정
흔히 현대 중동형성기의 3대 주요 사건으로 아래와 같이 말하는데, 그중 사이크스 - 피코합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1. 후세인 - 맥마흔 서한(Hussein-mcmahon Correspondence)
2. 사이크스 - 피코 합의(psykes-pico agreement)
3. 밸푸어 선언(Balfour Declaration)
사이크스 - 피코합의란?
영국의 고위 외교관이었던 마크 사이크스경과 프랑스 고위외교관이었던 프랑수와 피코라는 사람이 1차 대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전쟁에서 이긴 후 현재의 중동지역을 분할해서 나눠 갖자고 합의함.
영국은 과거 빅토리아여왕 시대의 대영제국의 복원을 원하고 있었고, 프랑스는 브리튼섬(영국)과 비교하면 자기들이 훨씬 강한 나라여야 하는데 영국에게 해상권을 뺏기는 바람에 제국의 지위를 못 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오스만 제국의 중요한 핵심부를 자신들이 장악하면서 영국 못지않은 내륙국가로써 나폴레옹의 후예답게 육군의 기상을 보여주려 한 것입니다. 이렇게 영국과 프랑스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국가를 재편하게 되면서 중동이 탄생하게 됩니다.

- 레드존 : 영국이 직접 통치
- 지도상 분홍색 : 오른쪽은 이라크 왕국, 왼쪽은 요르단이라는 왕국 : 영국이 원하는 리더십
- 지도상 보라색 : 시리아라는 왕국을 만듦 : 프랑스가 원하는 리더십,
- 지도상 노란색 : 프랑스는 자신들이 혁명의 후예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래서 공화정인 현재의 레바논 탄생함.
- 블루존 : 프랑스 직접 통치존
이렇게 영국과 프랑스가 자신들의 이해관계만을 위해서 선을 긋다 보니 이 중동지역의 민족의 특성과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았고 결국 이것은 현재의 중동지역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여담으로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레바논은 대부분의 중동국가가 왕정인 것에 반하여 공화정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중동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랍 22개국 중 레바논 아랍사람들은 금발머리와 파란 눈을 갖고 있어 유럽사람 같은 느낌이 나지만, 반면 수단 쪽에 있는 아랍사람들은 피부색이 검고 아프리카 쪽에 좀 더 가까운 느낌이 납니다.
직선국경의 부작용
오스만 제국이 무너지고, 영국과 프랑스에 의해서 국가가 만들어졌는데, 기본적으로 제국 안에 살고 있었던 그 당시의 중동 현지인들은 국가라고 하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그런 개념이 없었는데 갑자기 영국과 프랑스가 선을 그어서 나라를 구획한 후에 그 지역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너희 나라는 이제 이라크고, 넌 이라크 국민이야." 이런 식으로 된 겁니다.
지도를 봤을 때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이라크 이런 나라들이 TV에서 전쟁과 내전과 같은 굵직한 사건들로 인해서 많이 익숙해져 있어서 그렇지 사실 20세기 이전에는 존재한 적이 없었던 나라이고, 신생국가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물론 시리아 지역에는 수리아라고 하는 지방이름은 있었지만 국가로 작동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국경이 그어지면서 나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국가로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 지역의 사람들은 국가에 대한 정체성이 없는데 갑자기 국민이 되었을 때의 당혹감 같은 게 들었겠죠. 우리나라처럼 독립운동한 것도 아니고, 자신들이 어떤 부품 꿈을 앉고 미국과 같이 이민 와서 만든 것도 아니고, 그냥 제국의 시민으로서 오스만 제국 이스탄불 술탄한테 세금 내고 잘 살아왔었는데, 갑자기 금이 그어지면서 국가의 일원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금을 그으면서 국가가 발생할 때 두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그 첫 번째는 단일 집단으로 공동체를 꾸려왔던 사람들이 갑자기 찢어지게 된 것이고, 두 번째는 첫 번째와 반대로 정체성이 전혀 다른 사람들, 철천지 원수들이 하나의 나라로 속해져 버린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중동지역의 국경이 직선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직선국경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 잠깐 설명드렸는데요, 다음번 포스팅에서는 직선국경의 부작용 2가지가 어떻게 현재의 중동정세를 만들어왔는지, 왜 분쟁으로 발전이 되고, 그리고 분쟁이 끝나질 않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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